중동, ‘세계 최대 무기 수입 시장’으로 급부상하며 한국 방산을 주목하고 있다
중동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무기 수입 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쿠웨이트 등 주요 국가들이 최근 수년 사이 대규모 무기 도입에 적극 나서면서 군사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풍부한 석유 수익을 바탕으로 첨단 무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인 만큼, 중동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수출 시장’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갈등 등으로 미국과 유럽이 자체 무기 수요 충당에 집중하면서, 중동에 대한 공급 여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시장의 공백이 형성되었다.
한국산 무기, 중국을 제치고 중동 시장의 주도권을 잡다
이러한 공백을 한국이 기민하게 파고들며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K9 자주포를 사우디아라비아, 천궁‑II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UAE에 수출하는 등 중동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
수출 실적을 보면, 2019년 약 2.4억 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의 중동 무기 수출 규모는 2024년 7.4억 달러로 세 배가 뛰었다. 중국과의 경쟁 구도가 본격화됐음에도 전문가들은 한국 무기의 신뢰성과 성능, 정치적 장점을 이유로 한국을 우위에 두고 있다. 중국 무기는 서방 체계와의 호환이 어렵고 국제적 신뢰도 측면에서도 약점이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K‑무기, 성능·가격·호환성이라는 경쟁 3박자를 갖추다
한국 무기의 강점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만이 아니다. K9 자주포는 이미 유럽과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운용 성능을 입증하며 국제 무기 시장에서 대표적인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 PLZ‑45 자주포와 비교했을 때도 K9은 명백한 성능 우위를 보여주며, 무엇보다 서방 탄약과 호환된다는 점이 중동 국가들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방공 시스템인 천궁‑II는 패트리어트 PAC‑3급 성능을 갖춘 시스템으로 평가받으며, KF‑21 보라매 전투기는 두바이 에어쇼에서 J‑35보다 큰 주목을 받았다. KF‑21은 F‑35와의 데이터링크 연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방국과의 협력 운용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전문가들 “한국, 미국 동맹 효과로 절대 우위”
중동 국가들이 한국 방산을 선택하는 데에는 정치·안보적 요인도 크게 작용한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한 교수는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정치적·군사적으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한다. 대부분의 중동 국가는 전통적으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산 무기를 대규모로 도입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한국 무기는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NATO 표준에 따라 제작되어 기존 서방 무기와 통합이 용이하고 작전 효율성도 높다는 점에서 중동 국가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K방산, 중동을 넘어 글로벌 패권을 향하다
이번 중동 진출은 한국 방산 산업의 체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벤트였다. 한국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서 선진 기술 이전, 공동 생산 모델까지 제시하며 중동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은 한국이 이제 단순히 아시아 무기 공급국을 넘어 세계 무기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으로 남미, 동유럽, 동남아 등지에서도 비슷한 성공 사례가 재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방산의 다음 단계는 이제 진정한 글로벌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이며, 중동 시장의 기회를 발판으로 삼아 세계 방산 시장을 더욱 넓게 장악해 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