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진짜 큰일나는데” 육사 자발적 퇴교 ‘엄청난 폭증’ 이유 알아보니

사관생도 자발적 퇴교 급증…軍 인력난 악화

우리 군이 오래전부터 겪어 온 인력 부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사관학교 생도들의 자발적 퇴교 현상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사람이 부족하다’는 차원을 넘어 미래 간부 자원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육군 사관학교의 경우 올해 임관 정원에서 23.3%라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비율의 생도가 자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급격한 증가 추세는 군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육사, 자퇴율 20% 돌파…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

국방부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육군 사관학교는 올해 임관 예정 정원 330명 중 77명이 자발적으로 퇴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23.3%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비율이다.

더구나 과거 정원이 310명이던 2021년과 2022년에는 자퇴 인원이 각 11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자퇴율이 폭발적으로 상승한 셈이다. 2023년과 2024년에는 이미 각각 27명, 35명이라고 집계됐고, 올해는 다시 그보다도 더 크게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육군 3사관, 공군도 비슷한 흐름…해사만 상대적 안정

육군 사관학교의 자퇴 증가 현상은 다른 사관학교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육군 3사관학교의 경우 2021년에는 11명이 자퇴했으나 2022년에는 45명, 2025년 기준으로는 57명까지 늘어났다. 공군 사관학교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임관 정원이 205명이던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7명과 11명이 자퇴했으나, 정원이 215명으로 늘어난 2023년과 2024년에는 13명, 22명이 자퇴했고, 최근 정원이 235명으로 확대된 2025년 기수에서도 25명이 자퇴했다. 반면 해군 사관학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해군은 같은 기간 자퇴 인원이 매년 10명 안팎으로 유지돼, 타 사관학교와 비교할 때 비교적 덜 영향을 받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복무 여건과 보상 문제…장교‧부사관 이탈도 겹쳐

사관생도들의 자발적 퇴교가 증가한 배경에는 군 간부에 대한 처우와 복무 환경이 개선되지 못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병사들의 경우 최근 급여 인상과 휴대전화 사용 허용 등으로 복무 여건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장교와 부사관의 복무 여건 개선은 여전히 더딘 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로 인해 업무 강도와 책임에 비해 보상이 충분치 않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만이 단지 사관생도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부사관 임관율 자체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관학교를 졸업해도 간부직을 선택하지 않거나, 일정 기간 복무 이후 전역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군 간부층 전체의 이탈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초급 간부 공백, 군 전력 유지에 치명적

군 내부에서는 초급 간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초급 간부는 실무진으로서 부대 운영과 병력 지휘를 담당하는 핵심 자원이다. 이들이 부족해질 경우 부대 운영 효율성 저하, 전투 준비태세 약화, 후속 장교 양성 곤란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군 조직 전체의 안정성과 신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병력 수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간부 복무 여건 개선, 보상 강화, 직업군으로서의 매력 제고 등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와 합참이 이 문제를 단순 인사 변동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국가 안보 차원에서 계속되는 인력 구조 악화를 막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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